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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제9차 노동당 대회가 한반도 안보에 미치는 함의

기사승인 26-03-2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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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신(新)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개발·양적 증강→역량 강화’ 진입

제9차 당대회 핵전력 운용 핵심…평시-위기-전시 단계 핵무기 상시 운용

韓, ‘평화공존 정책+핵없는 한반도’ 추진…다섯 가지 측면 진중하게 고심


김정은이 지난달 19일부터 25일까지 열린 제9차 노동당 대회(이하 당대회) 시 ‘총비서’로, 최고인민회의에선 ‘국무위원장’으로 재추대됐다. 김정은은 국제정세를 약육강식의 ‘다극화 질서’로 인식하며, 핵무력에 기반한 ‘실리주의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북한의 ‘노동당 대회’는 ‘5년간 주요 국가 정책 노선과 운영 방향을 결정하고, 권력 구조의 틀을 확정짓는 정책 결정 회의체로서 권력 서열·변동을 확인할 수 있는 정치적 행사’다. 기간 중 ‘당을 대표하며, 전당(全黨)을 조직 영도하는 총비서’를 선출한다. 이번에 선출된 간부들 모두가 김일성·김정일 배지가 아닌 김정은 배지만을 착용하면서 김정은이 ‘나 홀로 통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보인다.

북한 헌법상 ‘최고인민회의’는 ‘국회’ 역할이고, ‘국무위원회’는 ‘국가 주권의 최고 정책적 지도기관’, ‘국무위원장’은 ‘북한을 대표하는 최고 영도자’다.

김정은은 당대회에서 “한국을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 것”으로, 최고인민회의에선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인하고, ~철저히 배척하고 무시하면서 다루어 나갈 것”이라며, ‘적대적 공존’을 확정하고도 헌법에 ‘적대적 2 국가 노선’을 반영한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래픽=김성진 기자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15일 제15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687명을 선출했다고 전하며, “노동자, 농민, 지식인, 군인과 일꾼(간부)들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당선됐다. 새로운 고조기의 요구에 부응해 당대회 결정 관철을 위해 중대한 사명과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국가정치활동가들이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개회사에서 “8기 당중앙지도기관에서 224명, 전당 조직에서 선출된 4776명 등 모두 5000명의 대표자가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때 당중앙위원회(이하 당중앙위) 구성원 250명 중 64.4%에 해당하는 161명이 교체되며, 권력 기반은 더 공고해졌고, 충성 경쟁 구도는 더 강화됐다.

사업 총화에선 ‘불가역적 핵보유국’을 내세웠다. “어떠한 침략 위협에도 주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어떤 형태의 전쟁에도 만반으로 준비된 혁명적 무장력을 건설했다”며, “~준엄한 도전 속에서 핵 무력을 중추로 한 전쟁억제력이 비약적으로 제고됐다”고 평가했다. 강력한 국제 제재에도 핵 무력을 유지하고, 경제 성장을 추구할 여건을 마련했다는 자신감과 함께 ‘핵·재래식 무기 연계 전략’을 들고 나왔다는 측면이 예사롭지 않다.

핵전력 운용의 핵심도 △핵전략 △핵지휘통제체계 △핵탄두·투발 수단의 발전에 뒀다. 이는 평시부터 위기단계~전시 상황에 이르기까지 핵무기가 상시 운용될 수 있도록 체계화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그래픽=김성진 기자
 
 
김정은은 “핵 무력을 확대·강화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행사함은 확고한 의지”라며, “각이한 핵무기들의 군사적 효용성을 높이기 위한 보충적인 타격수단과 운용지원체계들을 갱신할 것이며, 핵 방아쇠 즉, 통합 핵위기 대응체계의 가동·운용시험, 핵무기 취급 질서 및 운용 동작을 숙달시키기 위한 각종 연습을 통해 핵 무력을 고도화시켜 임의의 시각 및 불의의 정황에도 ‘핵 방패’가 신속 정확히 가동될 수 있게 림전 태세를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해군 수상·수중전력의 핵무장화를 중심으로 해군작전능력을 급속히 갱신하고, 군사과학기술의 발전 및 현대전 요구에 맞게 군사교육혁명과 훈련 혁명을 고조시켜 전쟁 수행능력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세계 전쟁기술의 발전에 따라 첨단 무기체계 개발과 대량생산을 독려해 고도·현대화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읽힌다.

김정은이 한반도 위기를 조장하는 한편, 핵무력과 압도적인 재래식 군사력이 요구된다는 논리는 자신에 충성해야 살아남는다는 체제 논리와 연계된다. 따라서 북한 국방정책의 방향성(directivity)을 면밀하게 주시하되, 화해의 메시지는 필요하지만, 지나친 유화책은 오히려 독이 됨을 인식해야 한다.

국방정책이 변화한 기저엔 우크라이나 파병으로 축적된 현대전 경험과 러시아의 첨단 군사기술을 접목해 핵무력과 재래식 군사력에서 압도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이는 핵무력에서 열세인 대한민국(이하 한국)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문제는 우리의 대북정책 즉, 남북 평화공존정책, 핵 없는 한반도 추진 등이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했다는 점이다. 이를 극복하고, 북한의 무력 증강에 대응하려면, 군비경쟁이 불가피하기에 그 이상의 무언가가 요구된다. 다섯 가지 측면에서 상당한 고심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첫째, 김정은은 안보정세에 따라 군사적 접근법을 달리하고 있다. 결국, 북한의 핵무력 정예·고도화, 재래식 군사력 증강 등의 도발을 정치적 수사(修辭·rhetoric)·미래계획에 안주(安住)하기보다 체감할 수 있는 대비태세가 보강돼야 한다. 따라서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관한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

둘째, 북한은 핵무기·재래식 전력을 통합하며, ‘전쟁 수행능력(양적 증강)→전쟁 수행전략(실전 증강배치·역량 강화)’으로 전환했다. 북한의 핵무력 위협에 대응하려면, 지체되고 있는 △핵추진잠수함 도입 및 건조 △확장억제(핵우산) 정책의 실효성 제고 △원자력협정 개정이 요구된다. 앤드류 마샬 美 국방부 총괄평가국(ONA) 국장이 구소련을 붕괴시키기 위해 어떠한 전략·작전·전술적 대응책을 구사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셋째, 북한의 신형 무기체계를 압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우위를 점해야 한다. 재래식 군사력에서 우위라지만, 북한은 핵무력과 ‘신(新)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통해 ‘선언적 단계’에서 ‘실질·행동적 단계’로 들어섰다. 따라서 우선 ‘한국형 3축 체계’부터 ‘선언적 개념→실효적 억제’가 가능하게 보강해야 한다.

넷째, 대북(對北) 즉응태세 및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해야 한다. 김정은의 핵무력·재래식 군사력 도발을 억제하려면, 가장 먼저 동맹 결속이 필요한 데 이견(異見)이 계속되는 상황이 염려스럽다. 연합방위태세는 ‘공격용’이 아닌 ‘방어용’이다. 따라서 연합훈련 수준은 유지돼야 하며, 잘 작동되고 있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다섯째, 접경지역 요새화에 따른 관리 유지와 즉각 방어 대책이 필요하다. 김정은의 ‘적대적 2 국가 노선’은 군사적 위협을 가해올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러-우 전쟁, 이-하 전쟁, 미·이-이란 전쟁이 한창인 이때 우리 국민(군인)에 인·물적 피해가 조금이라도 발생할 경우, 정치·사회·군사적 파장은 엄청날 것이다. ‘평화여건 조성+9·19 군사합의 조기 복원’ 등을 추진해야 하지만, 도발 예방 및 즉각 대응을 위한 노력도 같은 수준에서 병행돼야 한다.

한국의 정치·사회적 분위기는 조세프 M. 베셋(Joseph M. Bessette) 박사가 주창한 ‘숙의(심의)민주주의’ 즉, “정치적 결정은 공개 토론과 합리적 논쟁(weighing·저울질)을 통해 완성해야 한다”를 새삼 떠올리게 만든다. ‘파레토 법칙(Pareto’s Law·20%의 원인이 80%의 결과를 발생)’에 의한 일방적 정책 추진이 국민을 더 큰 난제에 빠뜨릴 수 있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저작권자 경제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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